중국계 LFP 양극재가 올해 1~8월 세계 전기차용 양극재 시장의 87.3%를 차지한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하이니켈 삼원계에 무게를 싣고 유럽 내 중국계 배터리사와 조 단위 장기 공급을 협의 중이다. LFP는 값·안전·수명, NCM은 에너지밀도·주행거리에서 강점이라 시장이 갈리는데, 에코프로는 수익성이 낮은 LFP 대신 프리미엄 NCM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다만 이번 건은 아직 계약이 아닌 협의 단계여서 공급계약 공시와 헝가리 공장 가동률·판가를 함께 봐야 실적으로 이어질지 가늠할 수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과 가격을 가르는 핵심 소재다.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니켈을 쓰는 삼원계(NCM·NCA)는 에너지밀도가 높아 주행거리에 유리하지만 값이 비싸다. 리튬인산철(LFP)은 철을 써서 싸고, 열 안정성과 수명에서 앞선다. 대신 같은 무게로 담는 에너지가 적어 주행거리가 짧다.
쓰임도 갈린다. 고성능·장거리 전기차와 전동공구에는 삼원계가, 보급형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는 LFP가 주로 들어간다. 중국 업체는 LFP를, 한국 업체는 삼원계를 키워 왔다.
| 구분 | LFP | NCM·NCA |
|---|---|---|
| 가격 | 낮음 | 높음 |
| 에너지밀도 | 낮음 | 높음 |
| 안전·수명 | 우위 | 상대적 열위 |
| 주 수요처 | 보급형 EV·ESS | 고성능·장거리 EV |

Ramesh Kambattan
LFP의 기세가 거세다. SNE리서치 집계로 올해 1~8월 세계 전기차용 양극재 시장에서 중국계 점유율은 87.3%에 달했다. 한국계는 9.0%에 그쳤다. LFP를 앞세운 중국의 물량 공세 앞에서 한국 양극재의 입지가 좁아진 셈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선택은 LFP 추격이 아니었다.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LFP는 수익성 부담이 크다고 보고 설비 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지켜 왔다. 대신 중국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유럽 프리미엄 시장의 하이니켈 삼원계에 무게를 실었다. 헝가리 공장의 기존 NCA 라인을 약 400억원을 들여 니켈 함량 90% 이상 NCM도 만들 수 있게 바꾸고, 내년 4분기부터 유럽 완성차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승부처를 물량이 아니라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으로 좁힌 전략이다.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는 대신 마진으로 버틴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최근 주목받은 소식은 에코프로비엠이 유럽에 생산 거점을 둔 중국 배터리 셀 업체와 조 단위 장기 공급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다. 시제품을 공급했고 장기 납품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투자자가 구분해야 할 지점이 있다. 지금은 '협의' 단계이지 체결된 '계약'이 아니다. 거래 상대의 이름도, 금액도, 기간도 공개되지 않았고 회사의 공식 확인도 없다. 보도는 '계약 임박'이라고 했지만, 임박과 체결 사이에서 조건이 틀어지거나 규모가 달라지는 일은 흔하다. 협의 단계의 기대만으로 확정된 실적처럼 받아들이면 위험하다.
막연한 기대 대신 확인할 수 있는 신호가 있다. 다음을 순서대로 보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에코프로의 NCM 승부수는 방향 자체는 분명하다. 다만 이번 유럽·중국 공급 건이 숫자로 바뀌려면 협의가 계약 공시로 확정되고, 헝가리 공장이 실제 가동률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 전까지는 기대가 아니라 공시로 확인하는 자세가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