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은 982억 달러로 역대 3위였지만 증가분의 약 79%가 반도체 한 품목에서 나온 편중된 호황이었다. 자동차와 선박 감소는 휴가·파업과 인도 물량 같은 요인이 커서 성격이 다르고, 코스피 이익도 삼성·SK하이닉스에 63% 쏠려 수출 구조를 그대로 닮았다. 수출 지표는 대체로 주가에 수렴하지만 이미 선반영됐을 수 있어, 업종별로 신호가 주가에 들어갔는지 나눠 확인해야 한다.
8월 수출액은 982억 5,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68.7% 늘었다. 6월과 7월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다. 숫자만 보면 전 업종이 호황인 듯하지만, 뜯어보면 그림이 다르다.
반도체 수출이 466억 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였고, 전년 대비 209% 급증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5%로 역대 최고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증가분이다. 8월 수출 증가액 약 400억 달러 가운데 반도체가 315억 달러, 즉 78.9%를 차지했다. 늘어난 수출의 8할이 반도체 한 품목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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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달 자동차와 선박은 반대 방향이었다. 다만 감소의 성격이 다르다.
| 업종 | 수출액 | 증감률 |
|---|---|---|
| 반도체 | 466.5억 달러 | +209% |
| 자동차 | 38.5억 달러 | -29.8% |
| 선박 | 16.9억 달러 | -45.9% |
자동차 감소는 상당 부분 일시적 요인이다. 지난해 7월 말이던 주요 업체 하계휴가가 올해는 8월 초로 옮겨가면서 조업일수가 줄었고, 부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도 겹쳤다. 기저효과 성격이 강해 이후 달에 되돌림이 나올 여지가 있다.
선박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조선 수출은 계약이 아니라 인도 시점에 잡히기 때문에 월별 인도 물량에 따라 크게 출렁인다. 8월 감소도 인도 물량이 줄어든 결과다. 두 업종 모두 8월 한 달 숫자만으로 업황이 꺾였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수출 통계는 기업 매출을 가장 빠르고 날것으로 보여주는 1차 지표다.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이를 해석한 2차 자료, 주가는 그 해석이 반영된 3차 자료에 가깝다. 실제로 과거 반도체 수출이 증가로 돌아선 시점과 삼성전자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오른 시점은 대체로 맞아떨어졌다.
문제는 이 수렴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을 수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 상장사 이익 구조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244조 8,800억 원으로 전체의 63.1%를 차지한다. 두 회사 매출은 코스피의 21.9% 수준인데 영업이익은 60%를 넘는다. 수출 편중과 증시 이익 편중이 판박이인 셈이다.
즉 8월 수출 호조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반도체 실적을 사후에 확인해 주는 성격이 크다. 지표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뒤늦게 따라 들어가면 정점 부근에서 진입할 위험이 있다.
수출 뉴스를 지수 전체의 청신호로 읽으면 착시에 빠지기 쉽다. 다음을 나눠서 보는 편이 안전하다.
수출이 좋다와 내 종목이 오른다는 다른 문제다. 편중된 호황일수록, 어떤 업종이 실제로 늘었고 그 신호가 이미 주가에 들어갔는지를 구분하는 일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