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10월 14일 6008.81로 6000선을 지켰지만 2일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4% 넘게 빠졌다. 외국인이 올해 누적 200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반대매매가 7월 말 이후 최대로 늘어 빚 청산 압력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수 숫자로 바닥을 단정하기보다 외국인 순매도 축소, 신용융자·반대매매 추이, 예탁금, 반도체 업황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코스피는 10월 14일 6008.81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0.44% 내렸고 장중에는 5944.65까지 밀렸다가 끝에서 6000선을 겨우 끌어올렸다. 숫자만 보면 방어에 성공한 하루지만, 2일 종가 7003.74와 비교하면 6거래일 연속 약세에 하락폭은 994.93포인트, 14.21%에 이른다.
전날인 13일에는 하루에만 5.46%가 빠졌다. 이틀 연속 장중 5900선을 본 셈이다. 그래서 지금 지수가 6000이냐 5900이냐는 바닥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 중요한 건 이 하락을 누가, 무엇으로 밀고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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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을 주도한 쪽은 외국인이다. 14일 외국인은 1조1814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4조5000억원대에서 규모는 줄었지만 방향은 그대로였다. KB증권 집계로는 올해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가 200조원을 넘었다.
주목할 변화는 개인 쪽에 있다. 급락일이던 13일만 해도 개인은 지수를 받아내는 매수 주체였는데, 14일에는 3143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받아주던 손이 빠지면 외국인 매도를 흡수할 완충이 얇아진다. 이날 지수를 떠받친 건 기관의 8085억원 순매수였다.
여기서 하나 구분해 두자. 외국인 매도 규모가 4조대에서 1조대로 준 것은 사실이고, 개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 둘이 추세 전환인지 하루치 숨 고르기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외국인 매도 규모가 하루 줄었다고 매수 전환으로 읽으면 성급하다. 누적 순매도 200조원이 쌓이는 동안 반등 구간마다 매물이 다시 나온 전례가 있어서다.
급락장에서 가장 먼저 압력을 드러내는 건 빚으로 산 물량이다. 13일 기준 반대매매는 593억5000만원으로, 7월 31일 이후 가장 많았다. 미수금 대비 비중은 5.6%로 하루 전 2.7%의 두 배를 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3일 34조2529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켰다. 잔고가 두껍다는 건 추가 하락 시 강제 청산될 물량이 그만큼 남아 있다는 뜻이다. 반대매매가 늘고 있는데 잔고가 쉽게 줄지 않는다면, 하락이 한 번 더 오면 기계적 매도가 다시 나올 여지가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13일 100조983억원으로 100조선을 지켰지만 전날보다 조금 줄었다. 대기 자금이 빠르게 마르지는 않았다는 신호 정도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예탁금은 반대매매처럼 하루 단위로 급변하는 지표가 아니라, 며칠에서 몇 주에 걸친 추세로 봐야 의미가 잡힌다.
이번 하락의 뿌리는 반도체다. 삼성그룹 시총은 14.61%, SK그룹은 22.10% 줄어 양대 그룹에서만 656조원이 증발했다. 고금리 속 AI 투자 자금조달 부담, 수익성 의구심, 중국 CXMT의 메모리 추격 우려가 겹쳤다. 그래서 지수 바닥은 반도체 업황이 돌아서야 같이 잡힌다.
지수 숫자 하나로 바닥을 부르기보다, 다음 지표가 동시에 돌아서는지를 며칠 단위로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 조건들이 하나씩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수가 6000을 지켰다는 사실만으로 바닥을 단정하기 어렵다. 반대로 외국인 매도가 멈추고 신용·반대매매 지표가 진정되면, 지수 레벨보다 그 변화가 먼저 신호를 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