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28일 코스피가 10.84% 급락한 날 외국인은 약 4조9,664억 원을 순매도했고, 이런 수치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같은 공개 데이터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투자자별 매매동향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개별 수급을 순서대로 보면 지수를 끌어내린 주체가 드러난다. '고평가라 빠졌다'는 설명은 선행 PER이 주요국의 절반 수준이라 기준에 따라 뒤집히므로, 어떤 지표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코스피가 급락한 다음 날, 원인을 알고 싶다면 기사 제목이 아니라 데이터를 두세 곳만 열어 보면 된다. 외국인이 실제로 얼마를 팔았는지, 지수를 끌어내린 종목이 무엇인지, '고평가라 빠졌다'는 설명이 맞는지는 모두 공개된 숫자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올해 7월 28일 코스피는 하루 10.84% 빠졌다. 당시 외국인은 약 4조9,664억 원을 순매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3~14%대로 함께 급락했다. 이런 날의 원인을 추정이 아니라 수치로 짚는 순서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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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볼 것은 투자자별 매매동향이다. 공식 수치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data.krx.co.kr)의 투자자별 거래실적에서 시장과 기간을 지정해 조회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증권이나 증권사 MTS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도 같은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여기서 개인·외국인·기관 중 누가 얼마를 사고팔았는지가 드러난다. 기관은 다시 금융투자(증권사 자기매매), 투신, 보험, 연기금 등으로 나뉜다. 같은 '기관 순매수'라도 연기금이 받친 것과 증권사 자기매매가 잠깐 들어온 것은 의미가 다르니, 합계만 보지 말고 세부 주체까지 펼쳐 보는 편이 낫다.
다만 두 가지는 짚고 봐야 한다. 종목별 당일 수치는 장이 끝난 뒤 오후 3시와 6시경에 확정 제공되고, 장중에 보이는 값은 잠정 추정치다. 또 거래소 기준 외국인 집계는 장내거래만 담기 때문에, 장외까지 포함하는 매매한도 시스템 수치와 다를 수 있다. 숫자를 인용할 때 어느 기준인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지수 전체 수급을 봤다면, 다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개별 수급이다.
코스피는 이 두 종목에 유난히 많이 기대어 있다. 합산 시가총액 비중이 올해 1월 초 35.95%였는데 연중에는 코스피 절반 안팎까지 커졌다. 지수가 하루 10% 넘게 빠졌다면, 대개 이 두 종목에서 외국인 대량 매도가 있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7월 급락도 두 종목이 두 자릿수로 동반 하락한 결과였다.
그래서 '시장이 빠졌다'보다 '반도체가 빠지며 시장을 끌어내렸다'가 더 정확한 설명일 때가 많다. 개별 종목의 투자자별 매매를 열어 보면 이 구분이 바로 보인다.
급락 기사에는 '고평가 부담에 차익 실현'이라는 설명이 자주 붙는다. 이 말이 맞는지는 밸류에이션 지표로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 기준을 따지는 게 핵심이다.
12개월 선행 PER로 보면 코스피는 6월 19일 기준 8.5배였다. 같은 시점 미국 20.4배, 대만 21.8배, 일본 16.5배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기준만 보면 '고평가라 빠졌다'는 설명과 오히려 어긋난다.
함정은 그다음이다. 코스피가 연초 이후 크게 올랐는데도 PER이 낮게 나온 건, 주가보다 기업 이익이 더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260%로 전망될 만큼 이익 개선 폭이 컸다. 그 증가는 상당 부분 반도체에서 나온다. 즉 '싸다'는 근거 자체가 반도체 이익 전망에 기대고 있어서, 전망이 흔들리면 저평가 논리도 함께 흔들린다.
그러니 PER 한 숫자만 보지 말고, 그 기준이 선행인지 후행인지, 반도체를 포함한 값인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선행 PER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익 전망을 나눈 값이라, 컨센서스가 내려가면 같은 주가에서도 PER은 올라간다. '고평가냐 저평가냐'보다 '어떤 이익을 기준으로 한 숫자냐'가 먼저인 이유다.
급락 다음 날, 상황을 추정 대신 확인하려면 다음을 순서대로 보면 된다.
같은 급락이라도 외국인이 하루만 던지고 돌아선 경우와 몇 주째 파는 경우는 대응이 다르다. 그 차이는 결국 이 숫자들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