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 발표로 상반기 전자·통신업 임금총액이 23.1% 올랐는데, 대부분 반도체 성과급(특별급여 66% 급증)이 만든 상승이다. 성과급은 지나간 실적을 나눠주는 후행지표이자 회계상 이익을 깎는 비용이라, 새로운 매수 근거로 보기 어렵다. 앞으로의 방향은 임금 통계가 아니라 HBM 주도권과 D램 가격, 가동률에서 확인해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9월 20일 내놓은 상반기 임금 분석에서 전자·통신업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943만4000원, 1년 전보다 23.1% 뛰었다. 눈에 띄는 건 상승의 성격이다. 기본급 같은 정액급여가 아니라 성과급·상여를 포함한 특별급여가 66.0% 급증하며 대부분을 채웠다.
반도체 관련주를 보는 입장에서는 이 숫자를 먼저 분해해야 한다. 임금이 올랐다는 건 회사가 돈을 잘 벌었다는 뜻이긴 하다. 다만 그 '잘 벌었다'가 언제 이야기인지가 투자 판단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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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431만8000원으로 3.1%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런데 이 인상분의 32.4%를 전자·통신업 한 업종이 만들어냈다. 이 업종 종사자는 약 37만7000명, 전체 상용근로자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 구분 | 임금총액 | 상승률 |
|---|---|---|
| 전체 상용근로자 | 431만원 | +3.1% |
| 전자·통신업 | 943만원 | +23.1% |
| 전자·통신 제외 | - | +2.2% |
전자·통신업을 빼고 나머지 업종을 합치면 2.2% 상승에 그친다. '평균 23% 급등'이라는 인상은 소수 업종의 성과급이 만든 통계적 착시에 가깝다.
성과급은 대개 전년도나 직전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해 이듬해 초에 지급된다. 지금 지급된 성과급은 이미 지나간 호실적의 결과물이지,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예고가 아니다. 실제로 기본급 성격의 정액급여 인상률은 지난해 상반기 2.9%에서 올해 2.2%로 오히려 낮아졌다.
특별급여 월평균은 60만1000원으로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그만큼 지난 호황의 크기를 보여주는 숫자지만, 그 호황 자체는 이미 지난 몇 분기 실적 발표로 시장에 공개된 내용이다.
투자자가 챙길 지점은 여기다. 성과급이 컸다는 뉴스가 나온 시점에는 그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성과급은 주주 입장에서 비용이기도 하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상반기 영업이익을 74조3000억원 안팎으로 보는데, 상여 지급용 충당금이 없었다면 87조8000억원에 달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확정된 실적이 아니라 전망치이긴 하지만, 성과급이 당기 이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성과급 급증은 두 얼굴이다. 과거 호황을 확인해주는 신호이면서, 당기 이익을 깎는 비용이다. 둘 다 '앞으로 주가가 오른다'는 근거로 쓰기엔 약하다.
임금 통계 대신 선행성이 있는 지표를 봐야 한다. 반도체주를 보고 있다면 다음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 지표들이 꺾이는지 이어지는지가 성과급 뉴스보다 훨씬 많은 것을 말해준다. 임금 23% 급등은 '지금 사야 할 이유'가 아니라 '이미 좋았다는 확인'으로 읽는 편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