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순매도하고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지금의 수급 구도는 2020년엔 V자 반등으로, 2021~2022년엔 추가 하락으로 끝났다. 외국인 매도와 개인 매수가 맞붙는 구도 자체는 방향을 정하지 못했고 결말을 가른 것은 금리·유동성 방향과 개인의 신용 레버리지였다. 이번 장에서는 개인의 매수 여부보다 외국인의 현물·선물 방향, 신용융자 잔고와 반대매매 소진, 금리 경로를 순서대로 확인해야 한다.

10월 2일 7004로 출발한 코스피는 15일 5554까지 아홉 거래일 만에 약 21% 빠졌다. 15일 장중에는 9% 넘게 밀리며 서킷브레이커가 걸렸고, 같은 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2조6000억원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렸다.
개인 쪽은 한 방향이 아니다. 국내 저가 매수도 있지만, 10월 들어 개인은 국내 채권을 1조원 넘게, 미국 주식을 35억달러어치 사들이며 '국장'에서 발을 빼는 흐름도 뚜렷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8일 36.8에서 15일 55.4로 치솟았다.
Photo by Maxim Hopman on Unsplash
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받아내는 장면은 최근 몇 년간 반복됐다. 2020년 코로나 급락 때 개인은 1~3월에만 코스피에서 약 20조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 매도를 받아낸 지수는 그해 V자로 반등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2020년 초부터 2022년 여름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합계 약 70조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약 160조원을 순매수했다. 초반 1~2년은 개인의 힘으로 버텼지만, 2022년 들어 매수력이 약해지자 지수는 더 깊이 내려앉았다. 같은 '외국인 매도·개인 매수' 구도가 정반대 결말로 끝난 것이다.
| 구분 | 2020년 | 2022년 | 이번 국면 |
|---|---|---|---|
| 금리 환경 | 완화(제로금리) | 긴축(연속 인상) | 추가 인상 우려 |
| 개인 매수력 | 강함 | 약화 | 채권·미국으로 분산 |
| 결말 | V자 반등 | 추가 하락 | 미확정 |
수급 구도가 같았는데 결말이 갈렸다면, 방향을 정한 변수는 따로 있었다는 뜻이다. 가장 크게 작동한 건 금리와 유동성의 방향이다. 2020년은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국면이어서 개인 매수가 반등으로 이어졌지만, 2022년은 긴축 국면이라 같은 매수가 하락을 떠받치지 못했다.
두 번째는 개인의 신용 레버리지다. 빚을 내 산 물량이 많을수록 하락장에서 반대매매로 되팔리며 낙폭을 키운다. 반대매매가 늘어나는 구간은 바닥 신호가 아니라 하락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에 가깝다.
그래서 지금 확인할 것은 '개인이 사느냐'가 아니라 다음 세 가지다.
외국인 매도와 개인 매수가 엇갈린다는 사실만으로 바닥을 말하긴 이르다. 금리 환경이 긴축 쪽이고 개인의 신용 레버리지가 아직 다 풀리지 않았다면, 과거의 '2022년 경로'를 더 경계하는 편이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