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투자자에게 밝힌 연환산 매출이 시장에 알려진 700억 달러보다 약 200억 달러 적은 500억 달러 수준으로 나오면서 AI 거품론이 다시 불거졌다. 이는 매출 급감이 아니라 앤트로픽과 다른 집계 기준에서 비롯된 혼선이지만, 비상장사라 수치 검증이 어렵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내 종목이 흔들릴지는 공시·수주잔고·고객 집중도로 오픈AI 의존도를 확인해 노출도를 가려 보면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소동은 오픈AI 매출이 급감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월 8일 오픈AI 투자자용 재무 문서를 인용해, 9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ARR)이 500억 달러에 근접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동안 시장에서 700억 달러로 통하던 숫자였다는 점이다. 약 200억 달러, 비율로는 29% 낮은 수치다.
연환산 매출은 AI 수요가 실제로 얼마나 붙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쓰인다. 그 숫자가 한 번에 29% 깎이자, "AI 성장 속도가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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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매출을 세는 기준이다. 경쟁사 앤트로픽은 AWS·구글클라우드 같은 파트너를 거쳐 들어온 이용료 전액을 매출로 잡고, 파트너 수수료는 비용으로 처리한다. 반면 오픈AI는 협력사 판매액 중 자사로 실제 들어오는 돈만 매출로 분류한다.
투자자들이 이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두 회사를 나란히 비교하면서 숫자가 꼬였다. 7월에는 400억 달러 추정이 돌았고, 오픈AI가 "7월 이후 매출이 70% 넘게 늘었다"고 밝히자 700억 달러설로 부풀었다. 소식통은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 오픈AI는 비상장사라 상장사처럼 정기 재무제표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이번 500억 달러도 공시된 재무제표가 아니라 투자자에게 전달된 자료에 근거한 추정치다. 그래서 어느 숫자든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사건이 남긴 교훈에 가깝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나스닥100 지수는 8일 1.39% 내렸고, 개별 종목은 더 크게 출렁였다. 엔비디아가 약 2.9%, 오라클이 5.5%, 마이크론이 4.8% 떨어졌고,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4.34% 하락했다.
하락 폭을 보면 AI 인프라·반도체에 가까운 종목일수록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반론도 있다. UBS 최고투자책임자는 AI 성장에 대한 확신을 유지하며 증시 상승 동력으로 남을 것이라고 봤다. 하루치 등락은 노출도의 정밀한 지표가 아니라 투자심리의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 정도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삼성전자는 10월 8일 3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95조 원, 영업이익 107조 4000억 원을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2.5% 급증한 어닝 서프라이즈였고, 이익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 등 빅테크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그런데도 주가는 고점 대비 약 40% 낮은 자리에 머물렀다. 투자자들이 현재 실적보다 "이 수요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를 먼저 본다는 뜻이다. 오픈AI 매출 논란이 바로 그 지속성에 물음표를 찍은 사건이기도 하다.
종목마다 AI 수요에 걸린 정도가 다르다. 보유 종목을 점검한다면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면 된다.
이 틀로 나누면, 특정 AI 고객 비중이 크고 수주가 단기 뉴스에 좌우되는 종목은 노출도가 높은 쪽이다. 반대로 매출처가 여러 산업에 흩어져 있고 장기 공급계약으로 잔고가 받쳐 주는 종목은 같은 뉴스에도 충격이 얕게 지나간다. 지금처럼 수치의 신뢰도 자체가 흔들리는 국면이라면, 숫자 하나에 반응하기보다 내 종목의 노출도부터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