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월 8일 2028년 첨단 D램에 업계 최초로 High NA EUV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12인치 포토마스크 전환도 함께 추진한다. 국내 밸류체인에서는 블랭크마스크·펠리클(에스앤에스텍)과 EUV용 포토레지스트(동진쎄미켐) 같은 소재 국산화 축이 자주 거론되지만, 채택은 아직 확정 전이다. 결과가 2028년에 나오는 장기 재료인 만큼 발표 당일 주가보다 마스크 규격 확정·소재 채택·도입 일정이 채워지는지를 따라가는 게 맞다.

삼성전자가 9월 8일 2028년 첨단 D램에 업계 최초로 High NA EUV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장비·소재주를 지켜보는 투자자라면 '업계 최초 메모리'라는 표현에 주목할 만하다. 인텔은 로직에 High NA를 먼저 들였고, TSMC는 비용을 이유로 2나노·1.6나노까지 기존 EUV 다중 패터닝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그 장비를 D램에 먼저 쓰겠다고 나선 것이다.
D램은 미세화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회로를 여러 번 나눠 새기는 다중 패터닝 공정이 늘어 원가 부담이 커졌다. High NA EUV는 한 번에 더 미세하게 새겨 이 과정을 줄인다. 2028년 도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그 시점부터 삼성 D램의 공정 원가와 성능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분기점이라는 말은 그런 뜻이다.
시점 감각을 위해 경쟁 진영과 견줘볼 만하다. ASML·TSMC 진영은 2030년 첨단 노드 대량생산에 High NA를 넣고, 12인치 마스크 시스템은 2033년 첨단공정 투입을 목표로 잡고 있다. 삼성이 못 박은 D램 2028년은 이 로드맵보다 이른 편이다. 삼성은 2023년 ASML과 약 1조 원 규모의 EUV 공동 R&D 센터 투자를 이미 해두며 밑작업을 해온 상태다.

Nic Wood
이번 발표에서 삼성은 장비만 언급한 게 아니라 ASML이 주도하는 12인치 포토마스크 컨소시엄 참여도 함께 밝혔다. 마스크를 6인치에서 12인치로 키우는 전환이 함께 굴러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관심은 EUV 장비 자체보다 그 주변 소재·부품 국산화 흐름으로 향한다.
국내에서 자주 거론되는 축은 크게 셋이다. 첫째는 블랭크마스크와 펠리클이다. 에스앤에스텍이 EUV용 블랭크마스크와 펠리클 국산화를 진행 중이고, 삼성전자가 국산 블랭크마스크 도입을 평가·추진해왔다. 둘째는 포토레지스트(PR)다. 동진쎄미켐이 EUV용 PR을 국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양산하며 2022년 말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셋째는 검사·계측과 부품 영역으로, 마스크 규격이 바뀌면 관련 공급망 전반에 새 수요가 생긴다.
다만 이 종목들이 곧 수혜라고 단정하긴 이르다. 국산화 평가와 실제 채택은 별개이고, High NA용 부품 규격은 아직 확정 과정에 있다. 여기 언급한 기업은 밸류체인을 이해하기 위한 예시이지 매수 추천이 아니다.
투자 재료로서 이 뉴스의 성격은 분명하다. 결과가 2028년에 나오는 장기 투자다. 발표 당일 관련주가 출렁일 수는 있어도,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려면 삼성의 양산 일정과 초기 수율, 그리고 소부장 업체의 실제 납품 여부가 하나씩 확인돼야 한다. 어느 것도 아직 숫자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재료는 발표 한 번에 반응하고 끝나는 단기 이벤트라기보다, 몇 년에 걸친 EUV·D램 투자 사이클의 초입 신호로 보는 편이 맞다. 종목을 좇기보다 12인치 마스크 규격 확정, 삼성의 국산 소재 채택 발표, 2028년 도입 일정의 구체화 같은 이정표가 실제로 채워지는지를 따라가는 게 이 흐름을 읽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