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수익성 의심에 10월 22일 코스피가 3.52% 급락하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빠졌다. 빅테크 설비투자가 HBM 수요로 이어지는 구조 탓에 HBM 비중이 큰 SK하이닉스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음 주 빅테크 실적의 capex 방향과 수급 지표가 추가 하락과 반등을 가르는 확인 포인트다.

10월 22일 코스피는 3.52% 내린 5,533.77에 마감했다. 전날 3.29% 올랐던 상승분을 하루 만에 고스란히 반납했다. 10월 1일 6,971을 찍은 뒤로는 20% 넘게 빠진 상태다.
하락을 이끈 건 반도체였다. 삼성전자가 4.03% 내린 21만4500원, SK하이닉스는 5.49% 떨어진 1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각각 4.7%, 7% 가까이 밀리기도 했다. 뚜렷한 국내 악재가 있었던 건 아니다.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가 과연 돈을 벌어줄지에 대한 의심이 이어졌고,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Pixabay
왜 미국 기업 걱정에 국내 반도체가 흔들릴까. 연결 고리는 설비투자다. 빅테크가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고성능 메모리, 특히 AI 연산에 쓰이는 HBM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그 HBM을 사실상 공급하는 곳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다.
그래서 빅테크의 투자 계획이 곧 국내 반도체의 매출 전망이 된다. 메타는 올해 3분기 매출이 26% 늘었지만 2026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로 1350억~1450억 달러, 상단 기준 약 192조 원을 제시했다. 이 돈이 계속 집행되면 HBM 수요는 유지되지만, '수익도 안 나는데 지출이 과하다'는 의심이 커지면 투자 축소 우려가 그대로 국내 반도체 주가로 옮겨온다.
같은 반도체라도 민감도는 다르다. 이날 낙폭이 이를 보여준다. HBM 매출 비중이 큰 SK하이닉스(-5.49%)가 메모리·파운드리·세트 사업이 섞인 삼성전자(-4.03%)보다 더 크게 빠졌다. 사업이 HBM에 집중될수록 빅테크 투자 심리에 더 직접적으로 흔들린다는 뜻이다.
반대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는 설비투자가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내년에 상대적으로 강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소부장은 대형주보다 변동성이 커, 반등 국면에선 더 오르고 하락 국면에선 더 빠지는 특성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지금이 바닥인지 아닌지는 뉴스보다 지표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 다음을 순서대로 챙겨보면 방향이 보인다.
KB증권은 코스피가 7월과 10월 두 번 저점을 다진 'W자' 흐름을 보고 있고, 삼성·하이닉스의 내년 예상 PER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전망이다. 지금은 저가 매력과 투자 축소 우려가 팽팽히 맞서는 구간이라, 빅테크의 투자 집행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