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형주 급락 속에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4조 원대로 3개월 만에 최고를 찍었고 하루 반대매매 규모도 두 달여 만에 가장 컸다. 반대매매는 전일 종가에서 15% 내린 하한가를 기준으로 강제 처분돼 실제 담보 부족액의 몇 배가 팔려 나가므로, 유지선에 닿기 전에 막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길이다. 내 담보비율로 주가가 몇 퍼센트 더 빠지면 마진콜이 오는지 역산하고, 그 전에 현금과 비중으로 대비해야 한다.

지수가 급락하면 신용융자를 쓴 계좌에는 주가 하락과 별개로 '마진콜'이라는 두 번째 충격이 온다. 담보 가치가 기준선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융자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다. 문제는 이 처분이 하한가를 기준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유지선에 닿은 뒤 대응하면 이미 늦고, 닿기 전에 내 위험 구간을 알아두는 것이 핵심이다.

Alesia Kozik
반도체 대형주가 조정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10월 13일 하루에만 10% 가까이 밀렸고, 중국 CXMT의 차세대 D램 발표가 불안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4조 원을 넘겨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실제 반대매매도 늘었다. 하루 반대매매 금액이 약 593억 원으로 집계돼 7월 말 이후 최대였다. 반대매매로 쏟아진 물량이 주가를 더 끌어내리고, 그 하락이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부르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국면이다.
신용으로 산 주식은 그 자체가 담보가 된다. 증권사는 담보 평가금액을 융자금으로 나눈 담보유지비율을 보는데, 보통 140% 선이다. 주가가 빠져 이 비율이 유지선 밑으로 내려가면 증권사는 추가 담보를 요구한다. 추가 담보는 현금이나 대용증권으로만 낼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대신증권 설명서 예시를 보면, 추가 담보 요구일의 다음 영업일까지 내지 못하면 그다음 영업일에 주식이 임의 처분된다. 담보 부족을 확인한 날부터 사실상 이틀 안에 결판이 나는 셈이다.
처분 가격이 가혹하다. 반대매매 수량은 전일 종가보다 15% 낮은 하한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그래서 실제 부족액의 몇 배에 해당하는 주식이 팔려 나간다. 한 설명서 예시에서는 미납액 80만 원을 메우려고 약 367만 원어치를, 다른 예시에서는 부족액 30만 원에 216만 원어치를 처분했다. 내가 팔 때보다 훨씬 많은 수량이, 훨씬 낮은 값에 나가는 구조다.
공식은 단순하다. 담보유지비율은 보유 주식 평가금액을 융자금으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융자 600만 원으로 1000만 원어치를 들고 있으면 비율은 약 167%다. 유지선 140%에 닿는 평가금액은 600만 원의 1.4배인 840만 원이다. 지금 1000만 원이 840만 원까지, 즉 약 16% 더 빠지면 마진콜이 온다는 뜻이다.
이 계산을 거꾸로 하면 '주가가 몇 퍼센트 더 떨어지면 위험한가'가 숫자로 나온다. 순서는 이렇다. 먼저 증권사 앱에서 지금 담보비율과 회사가 정한 유지비율(종목마다 140~160%로 다르다)을 확인한다. 다음으로 유지선에 닿는 평가금액을 계산해 현재가와의 간격을 본다. 마지막으로 추가 담보 통지가 왔는지, 납부 기한이 언제인지 확인한다.
방어의 요령은 유지선에 바짝 붙어 있지 않는 것이다. 비율이 140%에 가깝다면 이미 완충 여유가 거의 없다. 급락이 이어지는 국면에서는 비율을 160%대 이상으로 넉넉히 두는 편이 안전하고, 그러려면 신용 비중 자체를 줄이거나 현금을 확보해 둬야 한다.
마진콜이 왔다면 선택은 둘이다. 현금이나 대용증권으로 추가 담보를 즉시 채우거나, 내 손으로 일부를 파는 것이다. 반대매매는 하한가로 처분되니, 같은 양을 팔더라도 장중에 내가 직접 정리하는 쪽이 손실이 작다. 2022년처럼 증권사가 유지비율을 한시적으로 낮추거나 반대매매를 하루 유예한 사례도 있지만, 지금 적용 여부는 증권사마다 다르므로 미리 약관을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신용융자의 위험은 주가 그 자체가 아니라, 내가 대응할 시간을 빼앗기는 데 있다. 지수가 흔들릴 때 담보비율부터 열어 보는 습관이 반대매매를 막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