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공세로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처음 공습경보가 내려지며 중동 확전 우려가 커졌다. 이 우려는 호르무즈 해협과 원유시설을 거쳐 국제유가와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지고, 정유·방산주와 반도체·IT주 사이의 자금 이동으로 나타난다. 오늘 장에서는 관련주 등락 자체보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자금 로테이션을 확인해 실적 근거 없는 급등인지 가려야 한다.
예멘 후티가 드론과 미사일로 사우디 본토 공격을 강화하면서 현지 시각 18일 밤부터 19일 아침 사이 수도 리야드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공습경보가 내려졌다. 리야드에 경보가 발령된 건 후티가 지난 7월 사우디를 향해 해상 봉쇄를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경보는 두 차례 울린 뒤 약 30분 만에 해제됐지만, 시장이 주목하는 건 경보 자체가 아니라 후티의 사거리가 수도까지 닿았다는 신호다. 후티는 홍해의 항구도시 모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 등 요충지를 잇달아 장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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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가 국내 정유·방산주로 전달되는 통로는 대체로 유가다. 무력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나 원유시설 파손 우려로 번지면,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이 국제유가 상단을 밀어 올린다.
정유주는 이 대목에서 정제마진 개선 기대로 반응하고, 방산주는 분쟁 장기화에 따른 수요 기대로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실제 유가가 얼마나, 얼마나 오래 오를지는 아직 확정된 수치로 말하기 어렵다.
방산 쪽 기대의 배경도 짚어둘 만하다. 중동 분쟁이 길어지며 미국조차 미사일 방어 재고 상당분을 소모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공백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요격체계 수출 기대로 연결된다. 한국은 이미 UAE·사우디·이라크에 요격체계를 공급한 이력이 있어, 중동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방산주가 반응하는 근거가 된다.
앞선 중동 불안 국면을 보면 방향은 비슷했다. 유가가 오른 9월 초 한 거래일에는 S-Oil이 8.99%, GS가 5.72%, SK이노베이션이 4.74% 오르며 정유주가 강세를 보였다.
같은 날 반도체·IT주는 밀렸다. 위험을 줄이려는 자금이 유가 수혜주로 옮겨가는 로테이션이 나타난 것이다. 지정학 이벤트 초기에는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결국 실적 근거가 뒷받침되는 종목만 상승분을 지킨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서 한 가지 단서가 있다. 국내 정유사는 유가가 올라도 내수 가격을 억제하는 정책이 걸리면 상승분을 온전히 실적으로 옮기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유가 급등 뉴스만 보고 들어가기보다, 정제마진이 실제로 개선되는지까지 확인하는 편이 낫다.
확전 우려가 커진다고 금이 늘 오르는 것도 아니다. 올해 3월 국면에서는 달러 강세와 미 국채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금 대신 달러로 쏠렸고, KRX 금 시장 가격은 하루 만에 2.44% 내리기도 했다.
그래서 안전자산 흐름은 원달러 환율을 함께 봐야 방향이 보인다. 달러가 강하면 같은 지정학 리스크라도 금보다 달러가 먼저 반응할 수 있다.
관련주 등락에 바로 올라타기보다, 아래 지표로 이번 상승이 근거 있는 흐름인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유가 상단이 눌리거나 강달러가 이어지면 초반 급등은 되돌려질 수 있다. 반대로 유가 상승이 며칠 이어지고 정유사 정제마진 개선이 확인되면, 그때부터가 실적 근거가 붙는 구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