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랩스가 9월 11일 SK스토아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다시 신청하며 SK텔레콤이 지분 일부를 남기는 방식으로 거래구조를 바꿨다. 지난 1월 신청이 재정적 능력과 방송 발전계획 미흡으로 좌초한 만큼, 이번 구조 조정은 그 지적을 겨냥한 보완 성격이 짙다. 투자자는 방미통위의 보완자료 요구 여부와 전문가 심사위 평가, 법정 처리기한을 따라가며 승인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라포랩스는 지난해 12월 24일 SK텔레콤과 SK스토아 주식 양수 계약을 맺고, 올해 1월 23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신청했다. 라포랩스는 4050세대를 겨냥한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회사다. 홈쇼핑 채널을 손에 넣어 온라인 플랫폼과 방송 채널을 잇겠다는 그림이었다.
문제는 심사에서 걸렸다. 방미통위는 방송·미디어·법률·경영·회계·소비자 분야 전문가 7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꾸리고 세 차례 보완자료를 요구했다. 심사위원회는 라포랩스가 낸 자금조달 방안과 재정적 능력, 인수 이후 방송사업자를 어떻게 지원하고 키울지에 대한 계획이 승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
부정적 기류가 확인되자 라포랩스는 결정을 앞두고 물러섰다. 7월 16일 신청을 자진 취하한 것이다. 회사는 인수를 접은 게 아니라 계약을 보완해 다시 신청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그로부터 약 두 달 만인 9월 11일 재신청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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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청의 핵심은 거래 상대인 SK텔레콤과의 지분 구조 조정이다. 기존 계약은 SK텔레콤이 가진 SK스토아 지분 100%를 라포랩스가 통째로 넘겨받는 방식이었다. 새 계약에서는 SK텔레콤이 지분 일부를 계속 들고 남는다. 라포랩스는 경영권을 확보하되, 기존 대주주를 주주로 남겨 두는 구조다.
이 변경은 1월 심사에서 나온 지적과 맞물린다. 재정적 능력과 인수 후 운영 계획이 약하다는 판단이 발목을 잡았던 만큼, 방송 사업 경험이 있는 SK텔레콤을 지분 관계로 묶어 두면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심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인수 자금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액 자기자본으로 대고, 인수금융이나 외부 차입은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자가 판단에 쓸 핵심 숫자는 아직 비어 있다. 라포랩스는 새 계약의 정확한 인수 지분율과 인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계약 당시 시장에 알려진 인수 규모는 1100억원 안팎이었지만, 지분 구조가 바뀐 이번 거래의 실제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분율이 얼마인지에 따라 라포랩스의 자금 부담과 SK텔레콤의 잔여 영향력이 달라진다.
방미통위는 신청서가 들어오면 서류의 하자나 법적 문제를 먼저 검토한 뒤 심사에 들어간다. 1월 사례처럼 서류 보완 요구가 반복되면 그 자체가 심사가 순탄치 않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이어 전문가 심사위원회가 자금조달·재정능력·방송 발전계획을 다시 들여다본다. 이번 구조 조정이 앞서의 지적을 실제로 해소했는지가 여기서 갈린다.
시간표도 지표가 된다. 방송법상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의 처리 기한은 기본 60일이고, 필요하면 30일을 더해 최대 90일까지다. 다만 앞선 신청에서도 보완 요구가 이어지며 법정 기한을 넘긴 전례가 있어, 기한 자체보다 보완 요구가 몇 차례 나오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정리하면 세 가지다. 심사위원회가 재정능력과 방송 발전계획을 이번엔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완자료 요구가 다시 반복되는지, 그리고 뒤늦게라도 공개될 인수 지분율과 가격이다. 이 셋이 확인되기 전까지 승인 여부를 단정하긴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