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USA가 미국 함정 조선소 오스탈USA를 최대 12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비구속적 제안을 내놨다. 앨라배마 모빌 조선소와 핵잠수함 공급망이 걸린 거래로, 4주 실사와 미국 CFIUS·DCSA 심사가 최대 변수다. 소식에 오스탈과 한화 방산 계열주가 급등했으나, 인수 대상이 적자 상태라 수익 반영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화디펜스USA가 호주 방산·조선업체 오스탈의 미국 자회사 오스탈USA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오스탈이 현지시간 8월 11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제안은 오스탈USA의 법인과 운영자산 지분 100%를 기업가치 기준 10억5000만~12억달러(약 1조5000억~1조7300억원)에 사들이는 조건이다. 현금과 부채를 뺀 기준값이라 실제 지급액은 협상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한화는 이미 오스탈 본사 지분 19.9%를 쥔 최대주주다. 2년 전에는 오스탈 전체를 통째로 사려다 무산됐는데, 이번에는 알짜인 미국 사업부만 겨냥했다는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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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대상은 앨라배마주 모빌에 있는 오스탈USA 조선소다. 이곳은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을 건조하고,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핵잠수함 모듈까지 제조하는 미국 내 핵심 방산 조선소다. 한화 입장에서는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에 이어 미국 동부 함정 생산 거점을 하나 더 확보하고, 미 해군 핵잠수함 공급망에 발을 들일 수 있는 기회다.
반대로 오스탈 본사 상장주식과 호주·필리핀·베트남 사업, 그리고 호주 국방부와 맺은 15년짜리 전략조선협약은 이번 거래에서 빠졌다. 오스탈USA가 매물로 나온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있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에 1억달러를 웃도는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함정 건조 프로그램에서 쌓인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거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 제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예비 의향서 단계다. 오스탈 이사회는 한화에 약 4주간의 실사 기간을 부여했고, 이 기간에 한화는 미 해군·해안경비대·국방부 등 주요 발주처와 직접 협의를 진행한다.
설령 실사를 마치고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마지막 관문이 남는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방첩보안국(DCSA)의 안보 심사다. 미 해군 함정과 핵잠수함이 걸린 사업인 만큼 심사 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화가 앞서 확보한 오스탈 본사 지분도 호주 당국 승인이 여러 달 지연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승인 리스크는 상수로 봐야 한다.
소식이 전해지자 오스탈 주가는 하루 만에 13% 넘게 뛰어 호주 증시에서 A$4.35까지 올랐다. 국내에서도 지주사 격인 한화를 비롯해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방산 계열사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인수가 성사되면 미국 함정 시장에서의 입지가 넓어진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다만 기대감이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수 대상인 오스탈USA 자체가 적자를 내고 있어, 인수 직후에는 오히려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수익성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정리하면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4주 실사가 끝나는 9월 초 무렵 한화가 구속력 있는 정식 제안을 확정하는지다. 둘째, 인수가격이 처음 제시한 12억달러 안팎에서 어떻게 조정되는지다. 셋째, CFIUS와 DCSA 심사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마무리되는지다.
세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거래가 완결되는 만큼, 단기 주가는 뉴스 하나하나에 출렁일 수 있다. 방산 계열주에 관심이 있다면 인수 성사 여부와 별개로, 실사 결과와 승인 일정이라는 큰 흐름을 따라가며 대응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