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는 5월 총파업 직전 정부 중재로 반도체 부문에 영업이익 10.5% 특별성과급을 주기로 합의하며 파국을 피했다. 급한 생산 차질 위험은 지나갔지만, 사업부 간 보상 격차와 성과급 충당금의 실적 반영은 여전히 주가 변수로 남았다. 투자자는 분기 실적의 충당금 규모와 DS 부문 이익, 다음 교섭 시점을 지표로 삼아 소음과 비용을 구분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갈등은 올해 5월 한 차례 정점을 찍고 내려왔다. 노사는 총파업 예고일(5월 21일)을 하루 앞둔 5월 20일,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 아래 잠정 합의에 이르렀고 총파업은 유보됐다. 이어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95.5%, 찬성 73.7%로 합의안이 가결됐다. 합의의 핵심은 반도체(DS) 부문에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이었다. 노조는 당초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며 경쟁사 SK하이닉스의 10% 지급을 근거로 들었다.
생산 라인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비켜간 것은 주가에 분명한 안도 요인이었다. 파업이 현실화됐다면 타격이 작지 않았다. KB증권은 노조원의 30~40%가 참여할 경우 글로벌 D램 공급이 3~4%, 낸드플래시가 2~3% 차질을 빚을 것으로 봤다. 자동화 라인은 한 번 멈추면 정상 가동까지 추가 시간이 들기 때문에, 파업 기간만큼만 손실이 나는 구조도 아니다.
Photo by TECNIC Bioprocess Solutions on Unsplash
타결됐다고 갈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둘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소음에 가까운 쪽은 노조 내부의 갈등이다. 성과급이 DS 부문에 집중되자 완제품(DX) 부문에서 불만이 터졌고, 열흘 새 DX 부문 직원 2,500명 이상이 노조를 탈퇴했다. 타결 뒤에도 DX 노조와 일부 주주단체는 임금협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런 내부 분열은 조직 내부에서는 크게 느껴지지만, 그 자체가 곧바로 생산량이나 분기 실적을 흔드는 변수는 아니다.
반대로 비용으로 이어지는 쪽은 성과급 재원이 실적에 어떻게 잡히느냐다. 씨티그룹의 피터 리 애널리스트는 성과급 충당금 설정 가능성을 반영해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10%, 11% 낮췄다.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협상 결과에 따라 2분기 실적에 충당금을 반영할지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과급이 일회성 보너스가 아니라 매 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고정 비용에 가까워질수록, 이익의 변동성은 커진다.
노동 이슈가 실제로 숫자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같은 그룹의 다른 계열사에서 지금 진행 중인 사례가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야기다. 이 회사 상생노동조합은 10월 26일부터 11월 15일까지 3주간 파업을 예고했다. 회사는 지난 5월 닷새간의 1차 파업 피해를 약 1,500억원으로 추산했고, 생산 중이던 배치가 모두 폐기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6,400억원의 손해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숫자를 읽을 때 조심할 지점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매출은 1조3,209억원, 영업이익은 5,864억원으로 분기 최대였다. 1차 파업이 있었는데도 그렇다. 위탁개발생산(CDMO)은 생산 시점과 매출 인식 사이에 시차가 있어, 파업의 영향이 그 분기 실적에 곧바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성과급이든 노동 이슈든 그 여파는 공시 숫자에 시차를 두고, 또는 충당금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성과급 갈등이 주가에 남긴 질문은 두 가지다. '다음에 또 터지느냐'와 '얼마가 비용으로 잡히느냐'. 다음을 확인하면 소음과 비용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리하면, 올해의 급한 불은 5월에 껐다. 지금 주가에 남은 것은 파업 공포가 아니라, 반도체가 벌어들인 이익을 어떻게 나누느냐는 구조적 질문이다. 이 질문의 답은 다음 실적 공시의 숫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