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 후 한 달 새 삼성전자 일간 변동성은 4.7%에서 6.3%로, SK하이닉스는 5.5%에서 7.1%로 커졌다. 레버리지 상품이 수익률 배수를 맞추려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리밸런싱을 하면서 기존 추세를 기계적으로 증폭했기 때문이다. 종가 무렵 거래량과 레버리지 상품의 순자산 추이를 함께 보면 수급이 변동성을 얼마나 밀어올리는지 가늠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올해 5월 27일 상장한 뒤, 정작 흔들린 것은 두 종목의 주가 자체였다. 상품 출시 전후 한 달을 비교하면 일간 변동성이 뚜렷이 커졌다.
| 종목 | 일간 변동성 | 종가 무렵 거래량 |
|---|---|---|
| 삼성전자 | 4.7% → 6.3% | 222만 → 345만주 |
| SK하이닉스 | 5.5% → 7.1% | 39만 → 65만주 |
변동성 수치는 출시 전 4월 23일~5월 26일과 출시 후 5월 27일~6월 25일을 비교한 것이고, 거래량은 삼성증권이 집계한 장 종료 무렵 일평균이다. 거래량이 유독 장 막판에 55~65% 늘었다는 점이 단서다. 레버리지 상품의 매매가 종가 부근에 몰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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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기초 종목 하루 등락률의 2배를 좇도록 설계돼 있다. 이 배수를 매일 맞추려면 운용사는 주가가 오른 날 기초자산을 더 사고, 내린 날 더 팔아야 한다.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파는 이 리밸런싱이 기존 추세를 기계적으로 밀어붙인다. 개인 투자자의 손실을 키운 '음의 복리'와 동전의 양면인 셈이다.
규모는 작지 않다. 리밸런싱 물량은 전날 운용자산에 그날 주가 변화율을 곱한 값에 비례하고, 현물과 선물 양쪽에서 각각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 추정으로는 6월 19일 SK하이닉스 상품의 전날 운용자산이 8조 7000억 원이었는데, 주가가 2.9% 오르자 현물 약 2600억 원, 선물 약 2700억 원어치 추가 매수가 일어난 것으로 봤다. 당일 거래대금 대비 현물 리밸런싱 비율은 삼성전자 1.6%, SK하이닉스 2.1% 수준이었다.
수급 쏠림이 이 물량을 키웠다. 상장 5거래일 만에 네 종목 상품에 약 5조 6000억 원이 몰렸고, 레버리지 ETF 16종의 시가총액은 상장일 4조 9936억 원에서 한 달 만에 14조 9176억 원으로 약 10조 원 불어났다.
눈여겨볼 점은 돈의 이동 방향이다. 개인 상당수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본주를 팔면서 그 돈을 레버리지 상품으로 옮겼다. 본주 매도는 주가에 하락 압력을, 레버리지 매수는 운용사의 추가 매수를 부른다. 같은 자금이 양쪽에서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다. 운용자산이 커질수록 다음 날 리밸런싱 물량도 함께 커진다.
이 상품 투자 주체 중 외국인 비중은 40%를 넘고, 업계는 이 중 적지 않은 수가 초단타 매매를 하는 것으로 본다. 이들은 레버리지 상품 가격과 기초 종목 가격 사이에 생기는 차이를 노린다. 리밸런싱 시점과 종가 쏠림이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 이들에게는 기회가 된다. 개인의 쏠림이 만든 변동성을 전문 매매 주체가 되가져가는 그림에 가깝다.
여기까지 보면 6조 원이 넘는 개인 손실은 단순히 '잘못 산' 결과만은 아니다. 수급 쏠림이 변동성을 키우고, 그 변동성이 음의 복리로 되돌아와 다시 개인의 손실을 키우는 순환이 있었다.
삼전닉스처럼 레버리지 상품이 걸린 종목을 분석할 때는 몇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첫째, 종가 무렵 거래량이다. 리밸런싱은 장 막판에 집중되므로, 마감 직전 거래량이 평소보다 뛰면 레버리지발 물량일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 둘째, 레버리지 상품의 순자산 추이다. 순자산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같은 등락에도 리밸런싱 물량이 더 크게 나온다. 셋째, 주가가 오른 날과 내린 날의 거래 패턴이다. 추세가 붙은 날 종가로 갈수록 거래가 쏠린다면 증폭 효과가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변동성완화장치(VI)가 자주 발동하는지도 참고가 된다. 이런 지표는 주가가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를 수급 쪽에서 설명해 준다. 다만 어디까지가 레버리지발 물량인지 정확히 분리해 내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함께 알아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