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이 10월 16일 배터리를 뺀 자동차 부품 가치의 70%를 유럽산으로 조달하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공공조달 차별 우려가 자동차·배터리 업종으로 구체화됐다. 다만 이는 EU 전체 확정 규정이 아니라 유럽의회 검토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합의안 단계다. 투자자라면 업종별 직격 여부를 가려 보고, 보유 종목의 유럽 매출 비중과 현지 생산 진행을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이다.

EU 산업가속화법(IAA)을 둘러싼 우려는 '모든 수출주'로 번지기 쉽지만, 지금 숫자로 드러난 직격 대상은 좁다. 프랑스와 독일이 10월 16일 합의한 방안의 핵심은, 배터리를 제외한 자동차 부품 가치의 70%를 유럽산으로 조달하라는 기준이다. 배터리에는 별도의 역내 생산 기준을 적용한다.
즉 구체적 조항으로 영향이 드러난 쪽은 자동차와 배터리다. 한국 정부가 차별을 우려하는 업종에는 철강과 원전도 들어가지만, 이 둘은 아직 70% 같은 구체적 기준이 공개 보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동차·배터리를 '직격', 철강·원전을 '감시' 목록으로 나눠 두는 편이 실제 위험을 가늠하는 데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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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산으로 인정하는 범위에 EU 회원국과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들어가지만, 한국과 튀르키예는 포함되지 않는 방안이 제시됐다. 9월 유럽의회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라는 지위만으로 EU산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논의도 나왔다.
이 지점이 한국 수출 기업에 불리하다.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부품이나 완성차는 '유럽산 70%' 계산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공공조달과 일부 차량 구매 지원에서 유럽산 우대 기준이 적용되면, 조달 입찰과 보조금 대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여기서 나온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아직 '합의안'과 '수정안' 단계라는 점이다. 확정된 규정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시점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EU 이사회 표결 일정과 최종 시행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자가 지켜볼 분기점은 유럽의회의 연말 검토 결과와, 프랑스·독일 합의가 EU 전체 규정으로 확정되는지 여부다. 확정 전까지는 가능성 단계의 리스크로 보는 게 맞다.
한국 정부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10월 15일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고, 10월 20~21일에는 김장희 신통상전략지원관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유럽의회 의원들을 만나 한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했다. 정부는 이미 입장서를 네 차례 제출했다.
투자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다. 하나는 종목의 유럽 매출 비중, 다른 하나는 유럽 현지 생산이 어디까지 진척됐는지다. 유럽 매출 비중은 기업 사업보고서나 IR 자료의 지역별 매출 항목에서 찾을 수 있다. 비중이 클수록 이번 규정의 영향도 커진다.
완성차·부품 업체들은 이미 현지화로 방향을 잡았다. 유럽에서 만들면 '유럽산' 기준을 맞추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 기업 | 유럽 현지 거점 | 투자·규모 | 2030년 유럽 목표 |
|---|---|---|---|
| 현대차 | 체코 노쇼비체, 튀르키예 이즈미트 | 이즈미트 2억5000만유로 | EV 42만대 판매 |
| 기아 | 슬로바키아 질리나 | EV4·EV2 양산 | EV 비중 66% |
| 현대모비스 | 슬로바키아 노바키에 | 약 2500억원, 연 28만대 | 구동시스템 공장 가동 |
다만 현지화가 곧 안전판은 아니다. 현대차가 2억5000만유로를 들인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은 올해 8월 아이오닉 3 양산을 시작했는데, 튀르키예가 유럽산 인정 대상에서 빠지면 이 물량은 혜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어느 국가에서 만드느냐가 숫자만큼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수출주 전체의 악재'가 아니라, 유럽 공공조달 비중과 생산 거점이 어디냐에 따라 종목별로 영향이 갈리는 문제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