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USA가 미 해군 핵잠수함 모듈을 만드는 오스탈USA를 최대 12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앞서 인수한 필리조선소, 진행 중인 KAI 기업결합 심사와 묶어 보면 한화 계열의 미국 방산조선·국내 항공우주 확장 흐름이 뚜렷하다. 투자자는 실적 모멘텀과 CFIUS 승인 등 인수 변수를 함께 따지며 분할·장기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화의 미국 방산 총괄사 한화디펜스USA가 호주 조선·방산기업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USA 인수를 추진한다고 오스탈이 8월 11일 공시했다. 제안 규모는 기업가치 기준 10억5000만~12억 달러(약 1조5000억~1조7000억원)로, 현금·부채 미포함(cash- and debt-free) 조건이다. 아직 구속력 없는 지시적 제안 단계로, 오스탈 이사회는 한화 측에 4주간 실사를 허용했다.
주목할 부분은 오스탈USA가 미 해군 핵잠수함 공급망에 이미 들어가 있는 회사라는 점이다. 앨라배마주 모빌 조선소를 거점으로 임직원 약 3500명, 수주잔고 약 1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미 해군에 함정 34척을 인도했다. 특히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에 잠수함 모듈을 납품하는데, 이 모듈은 버지니아급 공격 핵잠수함과 컬럼비아급 전략 핵잠수함 건조에 쓰인다. 미 해군 정보 매체 네이벌뉴스에 따르면 최종 계약이 성사되려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방첩보안국(DCSA)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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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는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한화는 2024년 12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약 1억 달러에 사들이며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소를 인수했다. 이후 필리조선소는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 사업을 수주하며 본토 방어체계 '골든돔'을 지원하는 방산 조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디펜스USA는 필리조선소만으로는 급증하는 미국 신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추가 조선소 인수를 공언해 왔는데, 오스탈USA가 바로 그 대상이 된 셈이다.
같은 시기 한화는 국내에서도 방산 재편을 진행 중이다. 한화 계열사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율이 합산 약 15.9%까지 올라가면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행사가 어려운 지분 구조인 만큼 불승인보다는 조건부 승인이나 간이심사 가능성을 크게 본다. 미국 조선 거점 확대와 국내 항공우주 지분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방산·조선주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두 가지 축으로 나눠 볼 만하다. 첫째는 실적 모멘텀이다. 증권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산 업종 최선호주로 꼽으며 하반기 폴란드향 K9 자주포·천무 다연장로켓 인도와 호주·이집트향 물량 매출 인식을 기대한다. HD현대중공업은 상선·해양플랜트·방산·엔진을 모두 내재화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강점으로 거론된다. 조선업 전반으로는 과거 저가 수주분이 해소되고 고선가 계약이 실적에 반영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둘째는 이번 오스탈USA 인수 자체의 변수다. 오스탈USA는 T-ATS·부유식 건선거 등 일부 프로그램의 손실 재평가로 이번 회계연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초기 수익성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실사 결과, CFIUS 승인 여부, 인수가 조정 가능성이 모두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대형 방산·조선주는 미국 확장이라는 장기 성장 스토리를 지지하지만, 수주 일정과 환율, 지정학 변수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분할 매수와 장기 관점으로 접근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