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은 2025년 매출 15조7833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인수 첫해인 2017년 영업이익 574억원의 26배로, 전장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삼성전자의 꾸준한 수익원이 됐다. 다만 하만 이익은 삼성 전체 영업이익의 3~4% 수준이라, 주가의 큰 방향은 여전히 반도체가 정한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2017년 삼성전자가 약 80억 달러(당시 9조원대)를 들여 인수한 하만은 한동안 성과가 더딘 자회사였다. 인수 첫해 매출은 7조1034억원, 영업이익은 574억원에 그쳤다. 그런데 2025년 하만은 매출 15조7833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26배 넘게 늘었고 둘 다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률도 9.7%까지 올라왔다. 삼성전자 TV·가전 사업과 견주면 체급 차이가 드러난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하만 영업이익(약 1조2000억원)은 같은 기간 TV·가전 부문 영업이익의 3배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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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을 'JBL 만드는 오디오 회사'로만 기억한다면 지금 실적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만의 사업은 두 축이다. 하나는 JBL·하만카돈·바워스&윌킨스 같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이고, 다른 하나는 차량용 디지털 콕핏·인포테인먼트·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다루는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부문이다.
이익을 끌어올린 쪽은 전장이다. 업계에서는 하만 매출의 65~70%가 전장에서 나오는 것으로 본다. 하만은 BMW·도요타·페라리 같은 완성차에 인포테인먼트를, 현대차·아우디·폭스바겐 등에 차량용 오디오를 공급한다. 차 한 대에 들어가는 전자장비가 늘어나는 흐름을 하만이 그대로 올라탄 셈이다.
여기서 주주가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있다. 역대 최대라는 말은 하만 기준이지 삼성전자 전체 기준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이익은 반도체가 압도한다. 2025년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약 24조8000억원으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57%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역산하면 전체 연간 영업이익은 40조원대 중반으로 추산된다. 이 안에서 하만의 1조5000억원대는 3~4% 안팎이다.
| 부문 | 2025년 영업이익(추정) | 전체 내 비중 |
|---|---|---|
| 반도체(DS) | 약 24조8000억원 | 약 57% |
| 하만 | 약 1조5000억원 | 약 3~4% |
즉 하만은 '회사를 좌우하는 엔진'이라기보다 반도체 사이클의 출렁임을 받쳐주는 안정판에 가깝다.
그래서 하만 실적 기사를 주가에 대입할 때는 역할을 구분하는 편이 낫다.
삼성전자 주가의 큰 방향은 여전히 메모리 가격, HBM 수요, 설비투자 같은 반도체 변수가 정한다. 하만의 분기 이익이 0.3조~0.4조원 오르내리는 폭은 반도체가 분기마다 수조원씩 움직이는 폭에 묻힌다. 하만 흑자 확대가 그 자체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재료가 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대신 하만은 다른 방식으로 쓸모가 있다. 반도체 업황이 꺾일 때 전사 이익의 하단을 받쳐주고, 전장이라는 성장 축이 삼성 안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는 약점을 일부 덜어내는 다각화의 증거로 읽는 쪽이 현실적이다.
주주 입장에서 하만 뉴스는 이렇게 나눠 보면 된다.
하만이 삼성전자의 체질을 바꿀 만큼 커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반도체 회사'라는 한 줄 평가에 균열을 내는 사업으로 자리 잡은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