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비트코인이 8만 4000달러 아래로 밀리며 하루 5억 달러대 청산이 나왔지만, 이 급락이 코스피로 번지는지는 하락 원인이 거시 충격인지 코인 내부 레버리지 청산인지에 달려 있다. 최근 비트코인은 나스닥과의 상관이 0.22까지 낮아지고 금과 더 동조해, 코인 급락을 곧바로 증시 하락 신호로 읽기는 성급하다. 하락 원인을 먼저 구분하고 가상자산 직접 연동주와 코스피 전반을 나눠 점검하는 순서가 합리적이다.

10월 들어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미끄러졌다. 비트코인은 주요 저항선을 넘지 못하고 8만 4000달러 선 아래로 밀렸고, 하루 사이 약 5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파생상품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XRP도 10월 초부터 비트코인과 나란히 약세다. 주식과 코인을 함께 들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 급락이 코스피로 번지나"가 궁금할 것이다.
답부터 말하면, 그건 코인이 '왜' 떨어졌는지에 달려 있다. 같은 하락이라도 거시 충격이 원인이면 주식과 함께 움직이고, 코인 내부의 레버리지 문제면 따로 논다. 이 구분이 종목 점검의 출발점이다.

Rafael Minguet Delgado
이번 하락에서 눈에 띄는 건 청산 규모다. 레버리지를 크게 쓴 포지션이 가격이 일정 선을 깨자 강제로 정리되면서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연쇄가 나타났다. 한 분석은 최근 7일간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이 4.0% 늘어, 지난해 10월 대규모 청산 직전의 4.1% 증가와 비슷한 흐름이라고 봤다. 다만 당시보다 과열 수준이 낮아 연쇄 청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함께 나왔다.
청산은 그 자체로는 코인 시장 내부의 사건이다. 과도한 레버리지가 쌓였다가 풀리는 과정이라 위험선호가 꺾였다는 신호이긴 하지만, 곧바로 주식으로 번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이번 약세의 진원은 코인 파생상품의 레버리지 해소 쪽에 가깝다.
비트코인과 주식의 관계는 고정돼 있지 않다. 금리 인상 국면처럼 유동성이 조여질 때는 비트코인이 '고베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며 나스닥과 상관계수가 0.6을 넘기도 했다. 연준이 긴축을 강화하자 두 자산이 동반 타격을 받은 적도 있다. 이럴 때는 코인 급락이 코스피 위험자산에도 경계 신호가 된다.
반대로 최근 데이터는 다른 쪽을 가리킨다. 글래스노드 집계에서 비트코인과 나스닥100의 90일 상관계수는 올해 봄 0.57에서 최근 0.22까지 떨어진 반면, 금과의 상관은 거꾸로 올랐다.
| 구분 | 올해 3월 | 최근 |
|---|---|---|
| 비트코인-나스닥100 | 0.57 | 0.22 |
| 비트코인-금 | 0.21 | 0.57 |
즉 요즘 비트코인은 주식보다 금에 더 가깝게 움직인다. 이 흐름대로라면 이번 코인 급락을 코스피 하락의 전조로 바로 읽는 건 성급하다. 핵심은 상관계수가 시기마다 뒤집힌다는 사실이다. 과거 수치로 오늘을 단정하면 안 된다.
정리하면 점검 순서는 이렇게 잡는 게 합리적이다.
코인 급락이 들릴 때마다 반사적으로 주식을 던질 필요는 없다. 지금이 두 시장이 함께 가는 국면인지 갈라서는 국면인지부터 읽고, 그다음에 내 종목이 어느 쪽에 걸쳐 있는지를 보는 순서가 먼저다.